미국 아리조나에서 우리가 있던 곳은
1. 아주 외지고
2. 아주 높고
3. 아주 맑은 곳이었다.
JJ는 직업 특성상 쏟아지는 별을 접할 기회가 많아 나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 미국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고, 별 보러 왔으니 본격적으로 별 사진을 찍어보았다.
별 사진을 찍으려 카메라를 구입했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JJ는 이번에야말로 후배의 도움을 얻어 Startrails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진 합성을 시도했다. Startrails 맥 용은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기에 윈도우가 깔려있는 내 노트북에 다운을 받았다.
사진은 DNG파일(RAW파일 같은거란다.)로 촬영되었는데 Startrails에서 인식을 하지 못해 jpg로 변환하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나중엔 그냥 jpg로 촬영했다.
2016.11.24 별 궤적사진, 첫 날의 작품 @Startrails ISO560 F4 EXP8
첫 날의 작품. 별이 정말 쏟아질 듯이 많았다. 사실은 오히려 별이 너무 많이 찍혀 당황했었다. 오른쪽엔 빛이 좀 튀기도 했지만 나름 아주 만족했던 사진. 시간으로 따지면 두어시간 떨어진 곳에서 보내온 빛 덕분에 그나마 밝게 편집이 된 듯 하다.
Startrails 프로그램은 점점 옅어지는 효과로 유성우 처럼 표현도 가능하고, 위 사진처럼 그냥 궤적 잇기도 가능하다. 그리고 장당 가장 밝은 빛 만을 취합해서 궤적사진을 만들어낸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다. 우린 사진이 합쳐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니 약 10~30장 정도로 먼저 테스트 해본 후 400~500장 정도의 사진으로 궤적사진을 만들었다. 그런데 중간에 바람이 좀 불었는지 흔들린 흔적이 있어 앞의 20장 정도는 빼고 재시도 끝에 탄생했던 첫 궤적 사진.
JJ는 어차피 첫번째 촬영이었으니 해보고 지우라 했지만 내 노트북에서 내가 직접 하다보니 오기가 생겨 결국 400장이 넘는 사진 중 377장을 엄선해 결과물을 뽑아냈다. 유성우 효과는 30장이던가? 얼마 안되는 장수만 가능했다. (많은 장수가 들어가긴 하지만 실제로 합쳐지는 것은 30장 정도인 듯 하다.)
2016.11.26 별 궤적사진, 세번째 날 테스트 ver. @Startrails ISO800 F4 EXP6
안타깝게도 두번째 날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별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내 눈으로만 본 별 역시 쏟아질 듯 많았다.
세번째 날 역시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었는데, 이렇게 보낼 순 없어 정수기용 빈 생수통에 물을 채워 삼각대를 고정시켜서 찍어보았다. 앞서 언급한듯 DNG 파일 대신 JPG 파일로 변경하고, 설정도 첫날과는 조금 다르게 해보았다. 그리고 밝게 한장 찍어두고 별 사진을 찍으면 편집할 때 더 예쁘게 나온다는 조언을 듣고 이래저래 테스트를 했더랬지.
Startrails를 이용한 궤적사진은 사진 장수에 따라, 어떤 밝기의 사진을 처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었다.
2016.11.26 별 궤적사진, 세번째 날 @Startrails ISO800 F4 EXP6
위 사진은 유성우 떨어지는 느낌으로 편집한 건데 확실히 장수가 일반 잇기 모드보다 훨씬 덜 들어가다보니 별이 많이 보이진 않는다. 그래도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고, 가장 애정하는 사진이다.
2016.11.29 마지막 촬영, 은하수 @ISO800 F3.5 EXP6
라식수술로 인해 새로운 눈을 얻은(?) 나는 왜인지 모르게 JJ보다 멀리 있는 것도 잘 보는 편인데, (JJ가 맨날 뭐 보이냐고 물어본다.) 뭔가 별이 흐르는 듯 한게 보여서 얘기했더니 은하수라고 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은하수 촬영에 도전했다.
빛에 익숙한 눈을 어둠에 적응시키고, 별들이 모여있는 듯한 곳을 어렴풋이 찾아서 저기인 것 같다고 얘기하면 JJ가 그 각도로 삼각대를 설치해 촬영했다. 그리하여 완성된 우리의 은하수 사진. 사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미흡할 지도 모르겠으나 정말 황홀한 사진이다. 색은 포토샵을 이용해 조금 보정했다. 푸르른 은하수가 개인적인 로망이었기 때문이다.
2016.11.29 마지막 촬영, 은하수+별 궤적 @Startrails ISO800 F3.5 EXP6
마지막 은하수 사진을 시작으로 다시 Startrails 프로그램을 이용해 별 궤적을 그려내보았다. 넘나 예쁜 것.
내 눈에 담은 쏟아질듯 한 별들을 모두 담아낼 순 없었지만, 사진으로나마 이렇게 남길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카메라를 잘 다룰 수 있게 될 날이 온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사진들을 얻을 수 있겠지. 삼각대 이고지고 국내 여기저기 별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언젠가 오로라도 꼭 내 눈에, 내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다.
@ Samsung G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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